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6만 원대를 간신히 지켜냈다. 8일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한때 1% 넘게 하락했으나 개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로 6만 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분기 실적 발표: 시장 기대에 못 미쳐
삼성전자는 개장 전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79조 원, 영업이익은 9조 1천억 원으로, 시장이 예상했던 평균치인 10조 7,717억 원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700원(1.15%) 내린 6만 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5만 9,9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곧 낙폭을 줄이며 ‘6만 전자’ 지지선을 지켰다.
개인 투자자들의 역할과 외국인 순매도 지속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 방어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2,470억 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으며, 기관도 870억 원어치를 팔았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3,28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떠받쳤다.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은 지난 9월 초부터 21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이 매도한 삼성전자 주식 규모는 9조 9,450억 원에 달했다. 반대로 개인 투자자들은 8월 말부터 대부분의 거래일에 순매수에 나섰으며, 누적 매수액은 9조 4,850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의 시각: 예상 대비 선방 평가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에는 못 미쳤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만큼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온라인에서 영업이익이 8조 원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으나, 실제로는 9조 1천억 원으로 발표됐다”며 “예상보다는 선방했다”고 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이미 주가는 상당히 하락해 있었고,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앞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주요 사업에서의 성과가 주가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전망: 실적 개선 기대
일부 전문가들은 4분기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신중한 전망을 내놓았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범용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접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호 센터장도 “환율 상승을 고려할 때 4분기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 증시 전반적 약세
이날 한국 증시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 업종의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는 3.73% 내린 17만 8천 원에 마감했으며, 한미반도체도 3.07%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0.61% 내린 2,594.36을 기록했고, 코스닥 지수는 0.35% 하락한 778.24에 마감했다. 이러한 증시 약세는 전날 뉴욕 증시의 하락 여파가 반영된 결과였다. 미국의 고용 지표가 양호하게 발표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들어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했고, 이에 따라 주가는 전반적으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