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가장 저렴한 가격대의 아이폰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iPhone 16e’를 공개했다. 이번 모델은 인공지능(AI) 기술을 보다 많은 사용자에게 확산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이전보다 높은 가격에 출시된다. 애플은 이를 통해 자사의 대표 제품군에 대한 수요를 다시 끌어올릴 계획이다.
성능 강화된 iPhone 16e 공개
수요일(현지시간) 발표된 iPhone 16e는 기존 보급형 모델인 iPhone SE 시리즈의 후속작으로, 2022년 출시된 iPhone SE 3세대 이후 4세대 모델로 등장했다. 이 모델은 기존 SE 모델보다 더 큰 디스플레이와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
이번 신제품은 지난해 9월 공개된 iPhone 16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AI 기능을 처리할 수 있는 최신 칩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텍스트와 오디오 요약 기능, 실시간 이모지 생성, 그리고 더욱 향상된 음성 비서 시리를 제공한다. 또한 배터리 성능과 카메라 성능도 대폭 향상되었다.
가격 인상, 하지만 여전히 경쟁력 있는 옵션
이러한 업그레이드와 함께 가격도 인상됐다. iPhone 16e의 시작 가격은 600달러로, 2022년 출시된 iPhone SE(430달러)보다 약 40% 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800달러부터 시작하는 일반 iPhone 16 모델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신제품은 오는 2월 28일부터 정식 판매되며, 이번 주 금요일부터 사전 주문이 가능하다.
애플의 마케팅 부사장 카이안 드란스(Kaiann Drance)는 “iPhone 16e는 강력하면서도 보다 많은 사용자에게 아이폰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기능 출시 지연, 중국 시장에서의 어려움
애플은 지난해 6월부터 AI 도입을 강조해 왔지만, 미국에서도 아직 모든 기능이 정식 출시되지 않았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2023년 연말 연휴 시즌 동안 아이폰 판매량이 소폭 감소하는 영향을 받았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어려움이 두드러진다. 애플은 아직 중국에서 AI 기능의 출시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으며, 그 사이 현지 브랜드들이 빠르게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다만, 최근 애플은 중국 IT 대기업 알리바바와 AI 관련 협력을 맺었으며, 이를 통해 올봄 iPhone 16e의 AI 기능이 중국에서도 제공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디자인 변화 및 새로운 기능 추가
iPhone 16e는 단순히 AI 기능을 추가한 것뿐만 아니라 디자인에서도 큰 변화를 보였다. 기존 SE 모델이 4.7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던 것과 달리, 이번 신제품은 6.1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또한 홈 버튼이 제거되었으며, 기존 프리미엄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얼굴 인식(Face ID)을 통해 잠금 해제가 가능하다.
애플의 주가는 수요일 오전 장중 거래에서 약 245달러를 기록하며 소폭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기록한 최고가인 약 260달러보다는 낮지만,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